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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눈에 비치는 풍경은 마음의 풍경을 압도하는 역동적인 움직임....
그런때 나는 늘 무언가 거대한 것에 안겨있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 마음이 새하얘진다.
충족감. 지금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은 이 말밖에 없다.
그 광경에, 가슴이 메였다.
그리고 올해 오늘 이 밤,
어렸을 적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그런 일로 가슴이 멜 수 있는,
이런 순간이 내 인생에 찾아왔다는 것이 그저 한없이 기뻤다.
포장마차의 불빛 속에서 싱긋 웃는 누나의 얼굴이 어린애 같았다.
다코야키의 개수는 음식이 아니라 같은 편의 수, 시샘을 지우는 수였다.
애정을 재는 수 였다.
그날부터 누나는 반대를 접고 심심하면 전화를 걸게 되었다.
그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길 다행이라고 늘 생각한다.
사람이 마음속의 어둠을 드러낸 흔치않은 순간이었다.
눈을 돌려버리기는 쉽지만,
더욱 깊은 곳에는 갓난아기처럼 사랑스러운 것이 숨어 있다.
내 자양분이 될 쓸쓸한 빛이 빛나고 있다.
이렇게 나중에 되새겨 보니, 꽤 한참을 마셨던 것 같다.
집중했던 즐거운 추억은 왜 나중에 돌아보면 쓸쓸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아래도 괜찮아, 지금은 이것으로 충분해.
낯선 도시에서 낯선 소리를 들으면서,
타인의 집의 딱딱한 소파베드에서 나는 매일 밤 생각했다.
시간을 버는 거야, 그것밖에 할 수 없으니까.
야생동물이 열이 나는 몸을 치유하기 위해 어둠속에서 꼼짝하지 않고
상처를 핥으며 기다리는 것처럼,
정신이 서서히 회복되어 제대로 숨을 쉬고 정상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이렇게 지내는게 좋아. 그렇게 생각했다.
슬픔이란 결코 치유되지 않는다.
단지 엷어지는 듯한 인상을 주어 그것으로 위로 삼을 뿐이다.
저들의 슬픔에 비하면 나의 슬픔이란 이 얼마나 치졸한 것인가.
근거도 없고, 저들처럼 부조리함에 뿌리를 둔 것도 아니다.
그저 멍하게 지나간다.
다만 어느쪽이 대단하게 깊다 할 수는 없다.
모두 공평하게 이 광장에 있다. 나는 상상했다.
불륜과 남미 / 요시모토 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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