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수가 많은 게시글은 [베스트 짤] 게시판으로 자동 이동됩니다.
재미있는 글 많이 올려주세요.
  • 웹미니 한줄 전광판 영역 입니다.
글 수 3,829

21

조회 수 : 6272 신고 : 0

작성자 : 맑은숲
포인트 : 2863 | 레벨 : 5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름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 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시: 곽재구



일러스트레이터: 미쯔모도 타다시










소중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추천수 10단위당 메달이 1개씩 노출되고, 추천수에 따라 배경색이 변하며, 일정수의 추천수를 받을시 BEST 아이콘이 붙게됩니다.
추천수에 따른 배경색 보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 추천수 50개이상
  • 추천수 30개이상
  • 추천수 20개이상
  • 추천수 10개이상
  • 추천수 3개이상
닫기

댓글 '4'

profile
title: [ani]깜빡이는 표정빽짱구 (13740)

2005.03.07 11:41:27

일러스트만 봐도 그리움이란 단어가 생각나네요.
일본사람이 그렸나봐요.. 페이터툴 사용한거 같기도 하고..
gallerzone (51387)

2009.07.25 09:45:27

참 잘그리네요.. 부럽다.
젤라존 (51791)

2009.07.25 10:52:01

그리신분

아 일러 잘하시네요

몽이 (77198)

2009.08.06 12:02:32

흐미;;;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글쓴이 비밀번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추천 수 조회 수
공지 퍼스트드림 광고글 올리지 마세요. [5] title: [ani]깜빡이는 표정빽짱구 2011-11-25 4 108204
3749 52세 동안 아줌마 ㄷㄷㄷ file title: [ani]음악1스팀팩 2015-01-13   1112
3748 인류 역사상 최고의 부자는 누구? file title: [ani]음악1스팀팩 2015-01-13   423
3747 허니버터칩 짭통 허니버터쥐치포 file title: [ani]음악1스팀팩 2015-01-13   426
3746 신고문서 본 게시물은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 file title: [ani]음악1스팀팩 2015-01-13   288
3745 홈쇼핑 방송사고 file title: 화분6시내고환 2015-01-05   443
3744 경찰의 기적 file [1] title: 새싹사뎅이 2014-12-30   588
3743 남친한테 막말하는 여자 file title: 화분6시내고환 2014-12-26   756
3742 왜 커피는 여자만 타요? file title: 화분6시내고환 2014-12-26   471
3741 제2 롯데월드의 크리스마스 풍경 file title: 화분6시내고환 2014-12-26   392
3740 대한민국 경찰의 위엄 file title: 화분6시내고환 2014-12-26   441
3739 노총각의 경력중 甲 file title: 화분6시내고환 2014-12-26   451
3738 사과배송 file title: 화분6시내고환 2014-12-18   411
3737 군대에서 작업하는 느낌 file title: 화분6시내고환 2014-12-18   470
3736 발가락 사진올렸는데 왜 짤렸지? file title: 화분6시내고환 2014-12-18   789
3735 쓰레기 버리다 개깜놀 file title: 화분6시내고환 2014-12-18   462
3734 이제는 로봇이 서빙한다 file title: 화분6시내고환 2014-12-18   407
3733 솔로들의 거짓말 file title: 화분6시내고환 2014-12-18   402
3732 남편이 무서워요 file [1] title: 화분6시내고환 2014-12-18   553
3731 완구계의 허니버터칩 file title: 화분6시내고환 2014-12-18   483
3730 천조국의 3억짜리 서민주택.jpg file title: 화분6시내고환 2014-12-18   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