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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쓰는 '패러다임'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과학자 토마스 쿤에 의해 만들어졌다. 토마스 쿤이 말하는 패러다임은, 사물을 바라보는 인식의 틀, 즉 세계관으로 자연이나 과학을 이해하는데 사용되는 한 시대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라 할 수 있다.


토마스 쿤은 기존의 과학적 문제들에 대한 집단적, 일률적 접근 방법에 문제가 있다 보고, 시각을 달리함으로써 특정적 믿음과 선입견을 깨고 새로운 과학관을 정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패러다임의 교체라 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해 과학이 진보할 때 그것을 과학 혁명이라 부른다.


이 같은 토마스 쿤의 주장은, 한 시대를 지배하는 과학관이 영원히 유효할 수 없고, 과학은 끊임 없이 진보하고 있음(혹은 진보 해야함을)을 그 근거로 하고 있다. 이 패러다임의 교체를 설명하는 잘 알려진 사례로는 천동설과 지동설을 꼽을 수 있다. 어느 순간까지 천동설이 그 시대를 지배하던 세계관이었지만, 천동설로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여러 현상들을 접하다, 과학자들은 결국 갈릴레이의 지동설을 받아 들이게 된다.

여기서 새로운 패러다임은 바로 지동설이다. 즉, 패러다임의 교체는 어떤 이론에 의하여 과학이론이 발전하다가 설명할 수없는 현상이 나타나거나, 과학적 현상이 그 시대의 패러다임과 일치하지 않을 때 위기를 겪게 되며, 이를 대체할만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나타나게 되면, 그 이론을 받아 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새롭게 등장한 패러다임은 다시 기성 패러다임, 바꿔말해 시대를 지배하는 패러다임의 역할을 맡게 되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위협을 받을 때까지 자리를 지키게 된다.


다음과 같이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기성 패러다임 -> 이상현상 -> 위기 -> 신생 패러다임의 등극 -> 갈등 -> 신생 패러다임 채택 ->신생 패러다임의 기성화 -> 이상현상 ->....


쿤 이 말하는 '과학혁명'은 이와 같은 패러다임의 교체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으로, 과학 발전은 귀납적 방법을 통한 누적적, 점진적 발전을 통해서가 아니라 매우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혁명적 발전이라는 얘기와 일맥하기도 한다. 이러한 쿤의 새로운 과학관은 과학의 급진성, 혁명성, 양자 불가성에 초점이 모아진다.
기존의 패러다임을 전면 부정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끌어와 그 자리에 대체하는 것인데, 이에 따르면 기존에 지배되던 (귀납법에 의해 축적된)과학관, 혹은 패러다임은 한순간에 무너져 버릴 수도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기존의 패러다임보다 타당하고 합리적인가 하는 물음에 과학자들의 주관성이 관여된다는 것이다. 즉, 과학에서의 패러다임이 가져야 할 객관성이 과학자들의 동의된 의견에 결정될 수도 있다는 것에 토마스 쿤이 말하는 패러다임의 교체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또, 새로운 패러다임이 과학자들의 동의하에 시대의 지배적 패러다임으로 등극하는 순간, 그 새로운 패러다임은 기성 패러다임으로 변하게 되는 필연성을 갖게 되는데, 오직 한 가지 패러다임만이 그 시대의 지배적 세계관으로 인정되는 과정에서, 기존 패러다임이 가지고 있을지도 모를 과학적 객관성과 진리들이 함께 버려질 위험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과거와 달리 엄청난 속도로 늘어가는 과학적 지식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현대사회에서 이런 ‘양자 불가성’식의 방법은, 그가 말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가능성을 지닌 다양한 소수의 과학적 패러다임을 사장시킬 수도 있다. 현대 과학에서는 다른 방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지배적 패러다임과 소수의 다양한 패러다임들, 그리고 기존의 패러다임을 위협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사이에서 변증법적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물이 현대과학의 지배적 패러다임으로, 그 기준이 되어야 한다.


요컨대, 현대 사회에서는 패러다임 간의 합의가 있을지언정, 패러다임의 교체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과학의 진보는 로또 복권 당첨되는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혁명이 아닌, 변증법적 과정을 통해 점진적 발전이 낳는 결과이어야만 할 것이다.


현대과학에서 혁명은 있을 수 없으며 있어서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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