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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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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내가 가진 것을 누군가에게 나눠 준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솔직히, 내가 무언가를 다른이들에게 나눠 주는 경우는 보통 그것이 더 이상 내게 필요가 없을 때이거나 나눠주더라도 내게 큰 손해가 없을 때, 혹은 지금의 적은 손해로 훗날의 더 큰 이익을 바랄때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겉으론 아닌 척 하지만 속마음 깊은 곳 어딘가에는 분명 그런 마음이 숨어 있다. 나의 나눔에는 계산이 들어가 있는거다.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성금(이젠 이 마저도 그만 뒀지만)도 당연한 인간의 도덕적 의무라 생각하고 실천했지만 한편으론 누군가 나의 이런 선행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어느정도는 있지 않았나 싶다. 존경받고 싶은 욕구라고 해야할까. 부끄럽지만 어쩔 수 없다. 난 그런 속물이니깐.
그나마 나의 나눔이 진정성을 담고 있을 때는 TV에서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하여 ASR 번호를 누르게 만드는 경우인데, 이것도 그 때뿐인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고 만다. 지난날을 되짚어보면 난 늘 그래왔던 것 같다. 

책 <나눔>은 그동안 내가 생각 못했던 진정한 나눔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실 거창한건 아니었다. 진정한 나눔이란 내가 상대방을 나와 똑같은 인간의 권리를 가진 '우리 중 일부'로 생각할 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바꿔말해 상대를 그저 단순한 동정의 대상, 도덕적 위로를 받기 위한 대상으로 바라보고 가진 것을 나누는 행위는 진정한 의미의 '나눔'이라 할 수 없겠다. 

내가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어떤 방식으로 얼만큼 나눠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은 내가 잘나서가 아니다. 단지 그들보다 좀 더 나은 조건을 갖춘 환경에서 태어난 것 뿐이다. 난 운 좋게도 세계 10대 경제 강국에서 태어나 적절한 여러가지 혜택을 받고 있고, 반면에 그들은 불행히도 빈민국가에서 태어나, 전쟁지역에서 태어나, 분쟁지역에서 태어나, 원치않는 여러 아픔을 겪고 있다. 무작위 추첨에서 난 운이 좋았을 뿐이고 그들은 운이 좋지 않았을 뿐이다. 단지 그것 뿐이다. 

그러면 적어도 그들에게 최소한의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동정심'이 아닌 '미안함' 말이다. 한달에 돈 만원, 큰 선심이라도 쓰듯 그들에게 보내면서 내 할일 끝냈다고 생각하는 것은 뭔가 잘못된 것 아닐까. 어쩌면 나 대신 그곳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는 일인데.. 

그래도 신은 모든 인간에게 공평하다.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이들이 쉬이 갖지 못하는 관대함과 사랑을 그들에게 선물하셨기 때문이다. 그들은 목숨을 빼앗길지도 모르는 무시무시한 상황에서도 관대함과 사랑을 잃지 않는다. 놀랍게도 가장 활발한 나눔의 실천이 이루어지는 곳은 바로 우리가 동정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지역이다.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고통과 무시를 당하면서도 그들은 마치 숨을 쉬듯 작은 나눔을 실천한다. 

이로써 분명해진 것이 있다. 
물질적 풍요함을 누리는 우리는 그것을 못가진 자들과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눔'으로써 그들의 삶이 좀더 나아질 것이요, 우리는 부족한 관대함과 사랑을 얻을 것이다. 진부한 얘기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일, 그것은 '나눔'에서 시작된다. 나눔의 실천이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열어놓은 가장 쉬운 행복의 길이자 구원의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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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인도네시아 롬복에 살고있는 레디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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