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수가 많은 게시글은 [베스트 짤] 게시판으로 자동 이동됩니다.
재미있는 글 많이 올려주세요.
  • 웹미니 한줄 전광판 영역 입니다.
글 수 3,829

0

조회 수 : 2676 신고 : 0

작성자 : 미라님
포인트 : 1000 | 레벨 : 3
어쩌면 그게 여행



밤새도록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 새벽녘에 꾼 꿈에 놀라 일어나

왠지 모르게 슬픈 기분이 밀려오면, 어쩌면 그게 여행인지 모른다.

무슨 요일인지 중요하지 않은 당신의 게으른 어느 일요일,

모처럼 활짝 열어놓은 창문으로 불어 들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문득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어쩌면 그게 여행인지 모른다.

며칠동안 익숙했던 길이 오늘따라 낯설어 보여 지도를 확인하게 되면,

어쩌면 그게 여행인지도 모른다.

당신 옆에 잠들어 있는 누군가를 보며 포근함을 느낀다면,

어쩌면 그게 여행인지도 모른다.

고민해서 산 기념품들을 들여다보며 A에게 줄까, B에게 줄까, C에게 줄까

고민하며 행복해하는 마음이 어쩌면 여행인지 모른다.

서랍을 정리하다 영수증 뭉치에 가려진 여권을 찾았을 때의 설렘,

어쩌면 그게 여행인지 모른다.

문득 통장의 잔고를 떠올리다가 동시에 '그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라는 생각이 든다면,

어쩌면 그게 여행인지 모른다.

집에 두고 온 선인장이 지금쯤 어떻게 되지는 않았을지 조금 걱정이 된다면,

어쩌면 그게 여행인지 모른다.

혼자 지내는 여유가 너무 싫지만 그래도 여유의 끝을 생각하는 게 싫다면,

어쩌면 그게 여행인지 모른다.

낯선 사람들의 시선을 낯설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

그 시선으로부터 오히려 자유로울 수 있다면,

어쩌면 그게 여행인지 모른다.

딴 생각을 하다가 내려야 할 역을 지나쳐 다시 돌아오는 열차에 몸을 실으며

한번 웃게 된다면, 어쩌면 그게 더 여행다운 여행인지 모른다.

밤하늘에 떠 있는 별과 달을 보며 고향에서 본 적이 있는

별과 달을 떠올리게 된다면, 어쩌면 그게 여행인지 모른다.

길을 걷다 마주친 그 사람이 마음에 들어 뒤돌아 봤을떄,

거기에 아무도 없어 아쉽고 서늘한 마음이 든다면, 어쩌면 그게 여행인지 모른다.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떄문에 연회비를 내면서까지

그 카드를 사용하는 고집, 어쩌면 그게 여행인지 모른다.

아침에 일어나 치약이 떨어졌다는 걸 알고 물로만 입을 헹구면서

'저녁에 들어오면서 치약을 사야지' 라는 마음이 들면,

어쩌면 그게 여행인지 모른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한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어쩌면 여행인지 모른다.

붉게 물든 서쪽하늘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오랫동안 바라보며

눈가가 촉촉해지는 것, 어쩌면 그게 여행인지 모른다.


만약 이 글을 읽고 동감한다면,

당신은 아주 오래전부터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김동영 -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될꺼야 중에서
소중한 댓글 부탁드립니다.
추천수 10단위당 메달이 1개씩 노출되고, 추천수에 따라 배경색이 변하며, 일정수의 추천수를 받을시 BEST 아이콘이 붙게됩니다.
추천수에 따른 배경색 보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 추천수 50개이상
  • 추천수 30개이상
  • 추천수 20개이상
  • 추천수 10개이상
  • 추천수 3개이상
닫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글쓴이 비밀번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추천 수 조회 수
공지 퍼스트드림 광고글 올리지 마세요. [5] title: [ani]깜빡이는 표정빽짱구 2011-11-25 4 108086
1069 어쩌면 그게 여행인지 모른다. 미라님 2009-11-16   2676
1068 더 낫다 미라님 2009-11-16   2533
1067 이것만은 알아둬. 미라님 2009-11-16   2414
1066 가슴이 메였다. 미라님 2009-11-16   2467
1065 방구이야기 [4] title: [ani]깜빡이는 표정빽짱구 2009-11-16   3403
1064 아무 말 하지 않는다고 미라님 2009-11-15   2619
1063 책을 읽을 때는 미라님 2009-11-15   2497
1062 나는 확인하고 싶어 미라님 2009-11-15   2365
1061 연애가 찾아온다 미라님 2009-11-15   2300
1060 나의 삶 미라님 2009-11-15   2499
1059 "새" 이름으로 저장해 주십시오 [1] 처니리 2009-11-14   2353
1058 부하직원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 처니리 2009-11-14   2254
1057 3마디로 웃겨드릴게요 [2] 처니리 2009-11-14   2383
1056 폭탄녀 ㅇㅎㅎ [1] 처니리 2009-11-14   3306
1055 나이가 들면서 지혜를 얻는다 미라님 2009-11-14   2359
1054 사랑법 첫째 미라님 2009-11-14   2283
1053 좋은 친구 미라님 2009-11-14   2279
1052 진정한 쉴 곳 미라님 2009-11-14   2236
1051 현실에 적응하는 법 미라님 2009-11-14   2622
1050 아저씨의 괴상한 취미생활..... [4] 처니리 2009-11-13   2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