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 네티즌 발끈한 이유있다
"미니홈피, 블로그에 음악을 올리지 말고 가사도 올리지 마라는데…" 하루에도 수십 차례씩 자신의 싸이홈피에 접속하여 일종의 '펌질'을 하던 A는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자신의 싸이홈피에 올린 모든 자료를 지워야 하는지도 의문이지만 구체적으로 어디까지가 불법인지 애매모호한 규정에 헛갈린다는 반응이다. 개인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이 활성화되면서 음악 등의 게시와 공유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 개정된 저작권법에 애매한 사항이 한 둘이 아니어서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올 1월17일부터 개정 저작권법이 발효됐다. 즉, 가수·연주자 등과 음반제작자에게 전송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전송권이란 인터넷망 네트워크를 통하여 사용자들이 수신하거나 접근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작물 또는 음반 등을 송신하거나 이용해 제공할 배타적 권리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실연자와 음반제작자는 그들의 실연 또는 음반에 대하여 자신들만이 인터넷 망을 통해 송신할 수 있다는 뜻. 따라서 일반 사용자들이 음반을 인터넷망 등을 통하여 송신하고자 할 때에는 당해 실연자나 음반제작자로부터 사전 허락을 받아야 한다.

만약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확인되면 법적으로 민사 및 형사 책임을 지게 된다. 민사 책임은 저작권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는 것을 말하고, 형사책임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게 된다.

다음과 같은 경우 저작권 관련 불법행위에 해당된다.
△음악 파일 등을 인터넷 게시판, 자료실, 방명록, 웹사이트, 미니 홈피, 카페, 블로그 등에 올리는 경우 △여러 경로를 통하여 수집한 음악 파일 등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목적으로 웹하드에 저장하거나 내려받는 경우 △음반 매장에서 구입한 CD를 디지털 파일로 변환하여 홈페이지, 미니홈피, 카페, 블로그, 각종 게시판이나 자료실 등에 올리는 경우 △다른 웹사이트에 있는 음악 파일 등을 개인홈피나 카페 등에 링크한 경우 △음악 파일이 아닌 좋은 글귀나 싯귀 또는 그림이나 사진 등을 다른 사이트에서 퍼온 후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웹사이트, 미니홈피, 카페, 블로그 등에 올리는 행위 역시 불법이며 △외국 저작물 또는 외국음반, 대중가요가 아닌 클래식 음악, 민요, 국악, 판소리 등을 웹사이트에 무단으로 올리는 행위도 불법행위다.

말 그대로 온라인상에 떠도는 게시물을 무단으로 사용하게 되면 범법자가 된다는 내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른바 '펌'을 일컫는 네티즌들의 '퍼뮤니케이션' 문화에 대해 요금을 붙이는 일로 확대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네티즌 저작권 패러디 봇물

개정 저작권법에 관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때 이와 관련된 패러디물이 웹상에서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표적으로 풀빵닷컴(pullbbang.com)에서 만든 '전송'이란 제목의 합성사진.

영화 '접속'의 장면들을 이용해 만든 이 패러디물은 ‘새로운 저작권법에 네티즌들이 발끈한 영화’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커피숍에서 음악 틀어주는 것도 불법이냐"며 저작권법을 비꼬는 말들이 나온다.

특히 "차안에서 음악 듣다가 창문 열면 딴사람이 들으니까 이것도 불법? 창문 꼭 닫고 들어야겠다", "좋아하는 노래 한 소절을 메모하는 것도 누가 보면 위법인가? 그런거야?" 등등 저작권법 애매한 사례의 비판내용이 들어있어 네티즌들의 호응이 크다.

디시인사이드 합성 시사갤러리에는 각종 합성 패러디물이 봇물을 이뤘는데, 특히 '조용한 국가'라는 패러디포스터에는 '만약 애국가를 불러서 다른 사람이 듣게 된다면, 애국가 연주자의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적어나 많은 네티즌들의 눈을 잡아끈다.

한편, 개정 저작권법에 반대하는 블로거들이 모여 만든 카페 'No music, no blog'(cafe.naver.com/nomusicnoblog.cafe). 네티즌들은 이곳에서 '온라인 시위'와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번 개정법으로 인해 인터넷에서의 자유로운 소통과 표현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킬것이라며 '저작권법'은 전국민을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ID가 'wkdb'인 네티즌은 "음악을 전문으로 들려주는 뮤직카페나 만남의 공간인 CAFE, BAR 같은 실내공간에는 숱한 음악이 넘쳐나고 있다. 이곳에서의 음악전송은 상행위를 통해 이득을 취하는 하나의 수단인데 이는 불법이 아니고, 오로지 미니홈피 블로그 등의 음악만을 불법으로 몰아부치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다"고 항의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모든 네티즌들을 잠정적인 범죄자로 몰아가려는 이번 개정안에 문제있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저작권법의 규제가 일반인들의 상식에도 맞지 않으며, 최대의 교류라 할 수 있는 인터넷문화를 죽이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러한 네티즌들의 반발에도 문화관광부는 초지일관으로 법적 제재에 대한 조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문화부측은 최근 인터넷에 유포된 저작권 관련 패러디의 경우 대개가 허위인 경우가 많다며 저작권 단속의 경우는 일부 음악·영상카페가 음악 또는 영상파일을 업로드하거나 음악메일을 매일아침 발송하는 등 권리자의 영업이익을 간접적으로 해치는 경우라고 말했다.